[전원생활 8월호] 무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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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 8월호] 무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 대추차 마시고 운동한 뒤 꿀잠 청해보세요 몸과 마음을 몹시 지치게 하는 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제아무리 무더운 날씨라 해도 곧 사그라들리라’는 느긋한 마음을 갖고 지나친 냉기에 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주의하면 아무런 탈 없이 여름을 지낼 수 있다. 높은 기온과 습기에 상한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건강관리에 중요하다. 글 문현주(움여성한의원장)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작은 우주라고 부른다. 소우주인 인체는 대우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날씨와 계절,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덥거나 춥고 바람이 불고 습기가 차고 건조한 대기의 변화는 인체의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라는 여섯 가지 기운 운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육기(六氣)가 균형을 잘 이루면 몸의 생리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만,이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지나치게 강하면 질병이 발생한다. 여름철에는 특히 더위(暑)와 습기(濕)를 주의해야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여름철 무더위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을 ‘서병(暑病)’이라고 한다. 몸이 뜨겁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며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서 심한 경우 정신을 잃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더위 먹었다’는 증상과 비슷하다. 뜨거운 열기에 기운이 상하고 땀을 너무 많이 쏟아서 탈진한 상태를 말한다. 이럴 때 먹는 여름철 대표 보약이 ‘생맥산(生脈散)’이다.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2:1:1 비율로 넣고 끓여서 물 대신 마시면 원기가 북돋워지고 진액이 충만하게 채워져 보약 이름처럼 ‘꺼져가는 맥도 다시 살릴 수’ 있다. 한편 고온 다습한 날씨의 영향으로 여름철에는 우리 몸에도 습기가 증가한다. 생명을 유지하는 영양물질이자 오장육부와 관절, 피부 등에 윤기를 더하는 진액(津液)과 달리 습담(濕痰)은 제대로 대사되지 못한 노폐물이 몸속에 지나치게 많거나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면 푸석푸석하게 붓고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진다. 소화가 안 되고 입맛이 없으며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관절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름만 되면 자주 재발하는 만성 질염도 습기와 관련이 있다. 물이 순환이 안 되고 고인 웅덩이에 이끼가 끼고 곰팡이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스턴트식품이나 기름진 음식 등 소화기에 부담을 줘서 습담을 유발하는 것은 피한다. 이와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넉넉한 옷을 입어 몸에 습기가 지나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냉방 대신 그늘에서 적당히 휴식 요즘 냉방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여름철에 냉기(冷氣)에 건강을 상하는 경우가 흔하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재채기, 코막힘, 콧물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몸이 무겁고 기력이 없으며 소화불량,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흔히 ‘냉방병’이라고 한다. 실내와 바깥의 심한 온도 차이 탓에 인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지나친 에어컨 사용으로 호흡기가 건조해지면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가능한 한 실내외 온도 차이가 5℃를 넘지 않도록 냉방 온도를 조절하고 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해 너무 건조하지 않게 실내 습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추위를 쉽게 탄다면 얇은 겉옷 하나 정도는 늘 곁에 두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간혹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침입해 고열,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대형 건물의 경우 에어컨 냉각수를 깨끗이 관리하고 필터를 자주 청소해야 한다. 한의학의 고전 ‘경악전서’에서는 ‘덥다고 시원한 곳만을 찾아 대청마루나 바람 부는 나무 그늘에 머물거나 옷을 입지 않거나 이불을 덥지 않는 등 냉기를 직접 쐬면 차가운 기운이 피부로 들어가 발열, 두통, 오한 등과 몸이 시큰거리고 쑤시고 아픈 증상을 유발한다’고 경고한다. 이를 ‘음서(陰暑)’라는 병으로 별도 분류하고 있다. 대청마루와 나무 그늘 정도의 약한 냉기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몸의 에너지 흐름이 막혀 통증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자연바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에어컨 냉기의 습격을 받고 사는 현대인은 음서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아서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찬 음식 피하고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기력 보충 찬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식히려면 수박이나 참외 등 성질이 냉한 음식이나 아이스커피,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찬 음식을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름철에 인체의 생리는 겉은 덥지만 속은 오히려 차가운 경향이 있는 몸 상태에서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 설사, 월경통 등 냉기로 인한 질병에 걸리기 쉽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즉 더울수록 따뜻한 음식을 먹고 찬 냉면 속에 따뜻한 성질의 겨자를 곁들이는 등 선조의 지혜를 따르면 냉기에 속을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철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고 쉽게 지치는 계절이라 유독 보양식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에는 초복, 중복, 말복에 삼계탕, 민어, 장어 등 특별한 보양 음식을 챙겨 먹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보양식은 없다. 체질을 고려해 내게 맞는 음식을 잘 골라 먹어야 여름에 기운을 북돋우는 진정한 보양 음식이 된다. 잘못하면 오히려 비싼 음식을 먹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태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며, 땀을 흘려야 건강을 유지하는 체질이기도 하다. 만약 냉방을 너무 강하게 하거나 덥다고 움직이지 않고 땀 흘리지 않으면 노폐물이 쌓여 몸이 무겁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기 쉽다. 태음인은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므로 쇠고기 같이 기름기가 적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기운을 보충하고 시원한 콩국수로 더위를 식히면 좋다. 사상체질로 볼 때 여름에 견디기 가장 힘든 체질은 소음인이다. ‘한 방울의 땀을 피처럼 아껴야한다’는 소음인의 양생법을 여름에는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화기가 약하고 속이 냉해 여름 과일이나 찬 음식을 조금만 많이 먹어도 다른 체질보다 쉽게 배탈이 나고 냉방병에 자주 걸린다. 따라서 소음인에게는 삼계탕 같은 따뜻한 음식이 좋은 보양식이다.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는 강황이 들어있는 카레라이스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열 많은 소양인에게 수박, 오이 제격 반면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삼계탕, 보신탕 같은 전통적인 여름 보양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유해식품이 될 수 있다. 수박, 오이, 팥빙수 등 시원한 음식으로 열을 식히고 돼지고기 수육 한 접시로 지친 몸을 달래는 것이 소양인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태양인은 땀을 많이 흘리면 갈증이 심하고 소변량이 급격하게 줄어 건강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시원한 메밀냉면 한 그릇이나 해삼탕이 어떤 산해진미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좋다.
무더위에 지쳐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기운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아서 몸이 무겁고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한낮 더위를 피해 아침이나 늦은 오후 또는 저녁 시간에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이나 수상스포츠, 실내스포츠로 더위를 식히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른 계절보다 운동 강도를 낮추고 특히 노약자는 어지럽거나 구역질 등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시원한 그늘에서 쉬도록 한다. 탈수 예방을 위해 운동 중에 짬짬이 수분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한다. 열 발산이 잘되는 헐렁한 옷이나 기능성 운동복을 입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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